얼마전엔 2024년 생각하는 독일생활에서의 느낀 점을 써보았습니다 (링크).
그때 워라벨에 대해서 좋다고만 써놓았는데, 좀 더 구체적으로 써보려고 합니다.
좋은 점도 있고, 의외로 한국과 비슷한 점도 있고 해서 오늘은 독일 생활 중 "회사" 생활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어 써보겠습니다.
아마 2018년쯤 독일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한국에서의 회사생활 1년과 비교해서 써 놓은 글이 있는데 그때와 어떻게 바뀌었는지 비교해보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아래에 링크로 남깁니다. 다만, 한국에서의 업무 경험은 2015년 base라서 지금이랑은 많이 다를 수도 있을 겁니다.
간단한 이력 소개
- 한국에서 해외영업팀에서 근무 (한국기업, 기계공구 산업)
- 독일에서는 sales & Key Account management 부서 에서 근무 (외국기업, 자동차 산업)
- 현재는 협업하는 팀에는 한국인이 있어도, 직속 팀에는 한국인이 없음
근무시간
- 한국에선 8시 출근 - 5시 퇴근이 디폴트에다가 기본 1~2시간 야근이 있었음 (퇴근 후 집 도착하면 약 7시 30분~8시).
- 8시 출근이기 때문에 7시 50분쯤 사무실 도착해서 주변 상사들에게 인사 부터 돌리고 업무 준비를 해야했음.
- 한번은 공장에서 근무하는 상무가 왔는데, 누군지 몰라서 인사 안했다가 잔소리 들음. ㅠㅜ
- 독일에서는 자유 출퇴근.
- Kernarbeitszeit라고 10~15시 사이에는 업무가능한 상태이어야 하는 곳도 있지만, 내가 다닌 회사는 없었음.
- 다만, 늦게 출근하면 동료들에게 Teams로 알려주는게 좋음 (아니면 오늘 어디갔어? 이렇게 문의 옴).
- 출/퇴근 시간을 기록해서 초과시간을 휴가로 쓰는 곳도 있고, 그런 것 없이 100% Trust basis로 하는 곳도 있음
- 지난 번 회사는 100% trust basis인데 일 많으면 밤에도 일했고, 일 없으면 재택하면서 놀기도 했었음
- 재택근무 제약이 없음.
직급별 업무 강도
- 한국에서는 사원부터 임원까지 모두들 고생하는 분위기 였는 것 같음.
- 반면, 독일에서는 낮은 직급은 많이 편한데 어느 정도 직급 이후부터는 한국과 비슷한 것 같음.
첫번째 회사에서 Associate로 근무할 때는 정말 편하게 일했었던 것 같다. Manager가 요청하는 자료 준비해서 주고, minor한 프로젝트 정도만 맡았으면 됬었으니까. 출장도 내가 main player는 아니니까 되면 가고, 안되면 안가고 편했었다.
두번째 회사에서 sales manager로 근무할 땐 많이 힘들었는데, 지금 생각해보면 Sales director가 해야할 일을 director의 부재로 내가 일부분 떠맡았던 것 같다. 고객사에서 대응이 필요하면 VP가 아니고 실무진인 나를 초청하는 경우도 많았고, 실제 업무를 리딩하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내가 꼭 가야하는 경우가 많았다. 그래서 급출장도 많았고, 업무 분담도 할 사람이 없어서 내부/외부 업무 모두 내가 다 했어야 했다.
최근 이직한 세번째 회사에서는 Sales director가 있으니 부담이 많이 줄었다. Director가 내부적으로 조율이 필요하면 자기가 해결할테니 자기에게 던지라고 말해더라. 그래서 난 Sales manager의 업무에만 집중하면 되니 많이 편하다. 옆에서 보고있으니, Director급들은 근무시간이 긴 것 같았다. 한번은, 내 팀장 (Sales director)이 다른 director이야기를 하면서 "Director가 되었으면 미팅이 있으면 재택 말고 출장을 다니면서 팀원들과 만나고, 하루 10시간은 일 할 각오를 했어야지"라는 말을 하더라...ㅎㄷㄷ 실제로 보면, 미팅의 연속. 내가 필요한 일이 있어서 미팅을 하고나면, 다른 동료가 와서 기다려서 미팅을 하자고 하고... Director는 진짜 8시간은 미팅을 하고나서 두시간 정도는 더 일해야 미팅 때 결정난 것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.
언어
- 독일인이라고 모두들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라고 확신이 듦.
- 한국지사하고 Tel-Co하면 한국식 영어 액센트 때문에 이해를 못 하는 경우도 많음 ㅡㅜ
- 아이러니하게, 독일계 회사 본사에서 일할땐 영어를 많이 썼고, 외국계 독일지사에서 일할때 오히려 독일어를 많이 썼다.
- 영어만 할 수 있어도 다른 강점이 있다면 분명 취업할 수는 있겠지만, 독일어는 무조건 Plus가 될 것이다.
점심식사
- 외국에서는 밥도 혼자서 자유롭게 먹고 할 줄 알았는데 은근히 팀원끼리 같이 먹는게 한국과 비슷.
- 물론, 점심 스킵하거나 자리에서 샐러드 먹는 동료도 있기는 함.
사람들과의 관계
- 서양은 개인주의, 동양은 팀워크라고 어렸을 때부터 배웠는데 여기도 한국 만만치 않게 관계를 따진다.
- 팀원들과의 관계, 자기 상사와의 관계, 그리고 고객사와의 관계.
- 역시 사람사는 곳이라, 친절하거나 말을 잘하면 떡 하나 더 얻어먹는 경우가 많다.
- 친한 동료들끼리는 연봉 서로 오픈. 이전 직장에서 같은 직급끼리 다 오픈해서 알고 있었고, 네고 현황도 공유했었음.
회식
- 세번의 회사 경험 모두에서 1년에 한번은 팀 회식을 하는 것 같다.
- 팀 규모가 작을 때는 스케쥴 조정이 쉬우니 엥간하면 참석해야 했고, 팀 규모가 클 땐 skip이 허용되는 분위기 같았다.
지역별 헤드는 본사인원 (유리천장)?
- 한국회사에서는 당연히 각국 지사장들은 모두 한국인.
- 첫번째 회사는 내 짬이 너무 낮았어서 잘 모르겠다.
- 두번째 회사의 regional president는 꼭 독일인이었었다.
- 지금 회사는 특이하게 인사가 좀 더 글로벌한 것 같다. 유럽지역 President는 스페인사람이고, 그룹사 전체 CEO도 미국인이 아니라고 들었다. 당장 BMW/ Benz/ VW 외 여러 고객사들을 맡는 우리 팀장님도 프랑스인이다.
업무 스타일
- 한국과 비교하면, 겉치레는 빼고 일을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건 여전한 것 같다.
- Director나 Vice President, President 한테도 필요한 말은 할 수 있는 건 여전한 것 같다. 물론, 이를 허용해주는 분위기.
- 두괄식으로 하지 않았을 때의 tolerance는 물론 한국보다 더~~~ 높은 것 같긴 하지만, 그렇게 말하면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 같다. 미팅이 아주 많을테니, 자기 질문에 답부터 듣고 싶은 건 아주 이해가 된다.
휴가
- 30일 휴가
- 30일 다 소진"해야"함
- 휴가 동안엔 아무도 안 건드림. 다만, 휴가 중에 쌓인 똥을 처리해주진 않고 내가 올때까지 잘 보관해둠 ^^
- 아프면 3일까지는 의사 소견서 없이 집에서 쉬어도 됨 (연차에서 안 까임)
- 아니면 그냥 팀원들에게 몸이 안 좋다고 inactive하게 일하겠다고 하고 집에서 쉬어도 됨
총평
2018년이나 2025년 지금이나 여전한 것은 독일에서는 확실히 일만 하면 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. Get things done! 일만 해결할 수 있으면 집에서 일하건 사무실에서 하건 중요하지 않으며,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. 반대로 말하면 주 80시간을 해서라도 일을 처리해야하는 것 같다 (진짜 80시간/주 일해야할 정도로 업무가 많으면 당연히 팀장님에게 말해서 업무조정을 해야하는게 진또배기 독일직장인).
또한, 한국에서처럼 존칭 같은게 없으니 쓸데없이 말을 돌려서 하지 않아도 되는게 편한 것 같다.
그렇다고 막 내 일만 딱 하고 조금이라도 내 업무와 관련없다고 상관하지 않는다면, reputation에 영향이 갈 것이다.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라 동료들과의 관계, reputation 이런 것을 정말 많이 신경쓴다. 깍쟁이처럼 하다가는 오히려 왕따되기 더 쉬운 동네가 여긴 것 같다.
아마 위에 서술한 이런 점들 때문에 독일의 직장문화가 좋다고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.
주관적인 한국 vs. 독일 회사 생활 비교
*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Update 하겠습니다. - 한국에서는 해외영업팀에서 1년 근무 - 유럽계 독일지사에서 Account Associate로서 3년차 근무 중 주니어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재미있
davidlee8714.tistory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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